부모님과 추억여행중

아버지를 만나고 왔어요

산녀 2022. 5. 6. 06:34

 

어버이날 꽃도 선물로 준비하고요

아버지 속옷도 사서 챙겨넣고요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두유도 넣고

과일도 조금 싸고

가는길에 시내 빵집에 들려서

오늘 금방 나온 빵도 사고요

이제 출발합니다

 

 

 

예전에 작은아버지가

이곳에 주차해도 된다 했던곳

야탑역 터미널 근처에

차 주차할수 있는공간이 생겨서

얼른 주차해놓았습니다

 

 

 

전철을 타고 와도 되는데

오늘은 가지고 올 짐들이 많아서

차를 가지고 올라왔습니다

 

 

 

오랫만에 아버지를 봤는데

나를 기억해주시네요

요새 아버지가 점점 기억을 잃어버리셔서

걱정 했는데 나를 기억해주시네요

 

 

 

 

아버지 모시고 산책 할수있는 정원에

올라왔습니다

 

 

 

말씀도 없으시고

묵묵히 드시고만 있네요

 

 

 

아버지 왜 표정이 이렇게 없어요

웃어보세요 했더니

빙긋 미소 지으시면서

"웃을일이 있어야 웃지"

하시는데 뭉클해지네요

 

 

 

얼굴이 항상 스마일 미소 아버지셨는데

지금은 인상이 항상 이렇게

슬픈 표정으로 변해 있네요

 

 

 

어디 아프신데 있어요?

여쭤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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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없어" 하시네요

 

 

 

쉬는날 또 올께요

자주 올께요

했더니

"힘든데 뭐하러 와"

하면서 하늘을 쳐다보시고 계십니다

 

 

 

어제 셋째여동생하고 막내 남동생 부부가

다녀 갔다던데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아무도 안 왔다면서

요새는 나 혼자다 항상 나 혼자다

중얼 거리듯이 말씀하시면서

또  하늘을 보시네요

 

 

 

예전에도 감정이 풍부해서

잘 우셨던 아버지가

속상하고 눈물이 나니까

자꾸 하늘을 보시는거 같아요

 

 

 

고모들,사진을 보여줬어요

큰고모,둘째고모,막내고모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큰고모,둘째고모는

시골에 왔다갔다 했더니

한참 사진을 보시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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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냐고 여쭤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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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동생들인데 보고싶지"

하시면서 빙그레 미소를 지어주십니다

 

 

 

 

깔끔하셨던 아버지가

크림이 입에 묻었는데도

닦을 생각도 않하시고

가만히 앉아계시네요

닦아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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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잘 드세요. 안드셔서 살은 빠지고

코만 커졌네 했더니"

아버지가 처음으로 활짝 웃으십니다 ㅎㅎ

 

 

 

 

아버지하고 밭에서 옥수수 따던모습

이렇게 건강하셨던 아버지였는데요

 

 

 

 

 

 

민영이 생각이 나나봐요

아기는 많이 컸데니?

여쭤 보네요

유치원 다니고 컸지

이야기해 드렸더니

연수는 왜 애를 안나니?

하면서 여쭤봅니다

 

 

아구 아버지

연수는 아버지 손주 경주가

해병대 군대까지 갔다오고

장가가게 생겼고만

민주도 대학 들어가고요

해드렸더니 기억이 안나

자꾸 기억이 없어져 하면서 속상해 하십니다

 

 

 

나이들면 다 건망증이 생기는거여요

나도 벌써 건망증이 생기는데요 뭐

이렇게 궁금한거 물어보면

우리가 가르켜 주고

아버지가 다시 기억하면 되는데요 뭐

궁금한거 있으면 자꾸 자꾸 누구한테든

물어보세요 ,,그러면 가르켜 드릴거에요

했더니 그래 그래야겠다 하시네요

 

 

 

꿀에 재워온 토마토를 제일 맛있게

드시네요

 

 

 

 

 

 

옥상 산책로를 걸어보는데

비틀 비틀 하시네요

목소리도 어눌해지시고요

내 나이도 환갑이 다가오는데

아버지도 이제 연세가 많이 드셨네요

 

 

 

 

자주 아버지 만나러 와야겠어요

 

 

 

 

아버지모셔다 드리고

헤어져서 오는길

아파트 안이 이렇게 숲이 우거지고

아름답네요

 

 

 

 

주차장도 그렇고

다음에는 가남역에서 전철을 타고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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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근무하는 한나요양원에서

1시부터 어버이날 행사를 한다고 했는데

사진도 찍고 어르신들 행사장

도우미로 가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아버지 뵙고 오는길 마음이 울적해서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내 울적한 이 마음을 어르신들한테도

전달이 될까봐 그냥 집으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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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앞두고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내려오는길 차가 많이 막히네요